등록 : 2013.03.11 15:37

미국 록히드마틴사 F-35

국방부, ‘시험비행’ 없이 전투기 65대 구입…뒤늦게 오류 발견
구입비용만 1.7배 증가…전투기 개발뒤 비행·유지 비용 우려도

“유인 상술 작전이다. 편익은 과장하고 비용은 훨씬 적게 책정했다.”

미국 국방부의 무기 분석관이었던 척 스피니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35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는 “계산이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때쯤에는 이미 그 프로그램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나라에서도 차세대 전투기 기종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F-35가 중대한 설계 결함과 개발비용 급증에도 불구하고 제작사 록히드 마틴의 교묘한 전략으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대마불사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F-35는 스텔스 기능과 수직 이착륙, 전장의 360도 입체영상 재현 등의 기능을 탑재한 최첨단 전투기다. 록히드 마틴은 애초 동일한 기체에 약간의 변형만 가해 공군·해군·해병대 3군에게 각각 적합한 전투기를 생산한다는 기본 콘셉트를 제시하면서 비용을 대폭 삭감할 수 있다고 미 국방부에 제안했다. 부품의 70%를 동일 사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모형을 만들어 평가를 한 뒤 생산에 들어가는 전통적 방식 대신에 시험비행 전에라도 생산과 구매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개발·구매 방식을 제시했다.

무모한 방식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으나, 국방부는 2001년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2007년부터는 시험비행도 거치지 않고 전투기 생산을 하도록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현재 65대를 구매한 상태다.

그런데 초기 시험비행을 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잡히지 않는 설계 오류들이 나타난 것이다. 올해 초 엔진 팬블레이드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용 중인 모든 F-35 전투기의 비행을 일시 중단시켰다. 또 설계 결함으로 수직 이착륙과 항공모함 착륙을 금지시켰다. 국방부는 올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성능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여기에다 3군의 요구를 받아들이다보니 동일 사양의 부품 사용률이 30%로 줄어들면서 기본 콘셉트마저 흔들리고 말았다.

이러다보니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처음에는 2330억달러(약 256조원)에 2852대를 납품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현재 3971억달러(약 437조원)에 2443대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비용이 1.7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투기 개발을 완료한 뒤에 드는 비행·유지 비용이 더 악몽이 될 것”이라고 전하며, 50년간 비행·유지 비용으로 최대 1조1천억달러(약 1210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문제들이 있는데도 F-35는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 조처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추진되고 있다. 이 신문은 그 이유로 우선 록히드 마틴이 45개주에 걸쳐있는 부품업체들을 납품사로 선정한 점을 꼽았다. 고용효과가 13만3000명에 이르러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일부에선 이를 ‘정치공학’이라고 비판한다. 또 독특한 개발·구매 방식으로 인해 시험비행을 끝마치는 2017년에는 이미 365대를 구매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되돌리기가 어렵게 된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투자를 줄이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영국·이탈리아 등 8개국의 비용 분담금이 늘어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Posted by Corea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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